딥 워크, AI 시대에 더 중요해진 이유
모니터를 치운 책상 앞에서 칼 뉴포트의 『딥 워크』를 하루 만에 읽었다.
뉴포트는 딥 워크의 가치를 희소성에서 찾는다. 소셜 미디어와 이메일이 우리의 집중력을 갉아먹는 시대에, 깊이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책이 나온 시점보다 지금은 더하다. 빅테크들은 우리의 관심을 사기 위해 더욱 고도화됐고, 한국의 경우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이 특히 집중력에 도전적이다. 세 매체 모두 사회적으로 연결되기 위해 필요하기에, 나 혼자 끊기도 어렵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한 가지 질문이 생겼다. 뉴포트가 이 책을 썼을 때는 AI가 지금처럼 범용화되지 않았다. 오늘날 AI는 피상적인 업무를 넘어 딥 워크조차 흉내내기 시작했다. Google의 Deep Think 같은 모델은 벤치마크에서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었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딥 워크는 이제 의미가 없는 걸까. 나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한다. AI가 딥 워크를 흉내낼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해진다. 뉴포트는 말한다. “집중하는 삶이 최선의 삶이다”라고. 이것은 생산성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식에 대한 문제이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몇 가지를 바꿨다. 책상에서 모니터를 치웠고, 휴대폰에서 카카오톡을 삭제했으며, NetGuard라는 앱으로 평소에는 오프라인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칼 융이 생계를 위해 진찰을 하고, 나머지 시간엔 2층 석탑의 집에서 집필을 했던 것처럼, 나도 나만의 석탑을 짓기 시작한 셈이다.
지금 당장은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목표가 앞에 있다. 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나중에 다시 회사를 다니게 되더라도, 오늘 만든 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놓치지 않고 싶다. 무엇보다, 스스로 꾸준했으면 좋겠다.